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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부모 활동은 해방 이후 시작되었다. 열악한 학교재정 후원 기능의 학부모 조직은 명칭을 달리해 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으며, 교육기반 마련에 기여했으나 학부모 부담 가중의 부작용이 발생되었다.


새마을 어머니회' 설립('83) 후 어머니 대상 평생교육 및 봉사활동 등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시작되었다. 육성회가 폐지('96)되면서 학부모회 활동이 장려되어 녹색어머니회, 사서어머니회, 급식모니터단 등 다양한 유형의 학부모 모임 활동이 이루어졌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가 도입('96)되면서 학교운영 의사결정에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학생·학부모 중심 교육정책 추진에 따라 2009년에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교육부에 학부모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학부모정책팀이 신설되어, 학부모 학교참여 지원, 찾아가는 학부모교육,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연수 등의 사업을 통해 학부모 학교참여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경기○○중학교 사례의 경우, 도심과 거리가 멀고 인근에 새 학교가 개교하면서 학생이 감소하는 상황이 있었다. 더욱이 몇 년 전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 외부에 실제 보다 과장되어 알려지면서 학교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학부모가 진학을 꺼려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학부모회 회장을 중심으로 학부모회의 적극적인 학교참여 노력이 시작되었다.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신뢰를 얻은 학부모가 학부모회 회장을 연임하고, 열의를 가진 학부모들이 동참하면서 학부모회의 기틀을 형성하였다.


학부모회 등 학부모 단체의 회의는 교내 학부모 회의실에서 맞벌이 부부나 교사의 퇴근을 고려해 저녁시간에 이루어졌는데, 모든 회의 내용은 회의록으로 정리하여 학교와 전체 학부모에게 공개되었다. 학부모회 활동 경비는 학교에서 학부모회에 책정한 예산으로 지출되었고, 학부모회의 노력에 동참한 교사들 또한 자발적으로 부서비용 등을 절감하여 학부모회 활동을 지원하였다. 학부모회 활동을 지켜봐 온 학생들 또한 변화되면서 학교와 학부모 모두 학부모회 활동의 성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위 사례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학부모 학교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학부모 학교참여 활동의 중심 조직은 학부모회이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부모와 교원 모두 학부모회의 필요성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특히 교원이 느끼는 필요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 2,455명 중 약 80%, 교원 567명 중 87%가 학부모회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면접조사 결과 역시, 학부모 학교참여는 이미 그 필요성 여부를 논할 단계를 지나 학교 운영의 필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그 간의 학부모 지원사업을 통해 학부모의 학교참여가 증진되었고, 이는 학교, 학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부모 학교참여를 통해 학교와 학부모의 소통이 늘어나면서 학교 측면에서는 민원이나 학교 폭력사건이 감소하였고, 학부모 측면에서도 자녀 및 교육정책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었다.


위와 같이 학부모 학교참여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지만,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있다.
즉, 단위학교 학부모회 구성 비율이 65%('09)에서 96%('15)로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은 이루었으나, 아직 일부 학부모 중심으로 학교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수 학부모의 참여가 어려운 이유는 학부모 스스로 교육주체로서의 책임감 인식 부족 문제, 맞벌이 가정 등 학교참여를 희망해도 직장에서 마음 편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낮 시간 위주의 학교 행사와 학부모 모임 등이 있다. 또한, 학부모회의 법적인 근거 미비로 인한 지원 예산 축소 등으로 활동 위축의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학부모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학교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참여권을 보장하고, 자녀교육 및 학부모 학교참여 활동 지원의 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 제·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이와 관련해 학부모회 법제화 추진 움직임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10월 8일,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가 공포되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전국 17개 시 · 도교육청 중, 서울, 경기(경기도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2013. 2. 27.), 광주(광주광역시 학교자치에 관한 조례, 2013. 3. 18.), 전북(전라북도 학교 학부모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2015. 4. 3.) 교육청에서 학부모회 설치·운영 지원 조례를 제정 하였다. 강원도는, 도의회에 조례안이 제안된 상태이며, 제주도는 조례안에 대한 입법예고 단계이다.
학부모회 조례(안)의 제정 목적은, '효율적인 학부모회 운영 도모' 및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 지원'이다(서울, 경기, 전북, 강원, 제주). 즉, 그동안 단위학교에서 학부모회가 법적 근거 없이 자생적으로 운영되었으나, 학부모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학교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권을 보장하고, 교육공동체가 소통·공감하는 교육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법제화가 추진되었다. 학부모회의 법제화로 모든 공립 초·중·고·특수학교는 학부모회를 구성 · 운영하고, 사립학교는 법인 정관 또는 해당 학교의 규칙으로 정하여 운영하도록 했다. 단위학교 전체 학부모는 학부모회 회원이 되며, 학부모회는 학교운영에 대한 의견 제시, 학교교육 모니터링, 학부모 자원봉사, 학부모교육, 지역사회와 연계한 비영리 교육사업 등 학교교육 활동을 참여 · 지원한다. 따라서 학부모회는, 학교 내외의 구성원이 참여하여 학교운영 사항을 심의(자문)하는 학교운영위원회와는 명확하게 역할과 기능이 구별된다.


해방 이후 학교재정지원 및 교육기반 조성을 위해 시작된 학부모 활동은 교육부의 학부모지원사업으로 학교 현장에 새로운 학부모 학교참여의 장을 마련하였으며, 이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을 법적 ·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학부모회 조례가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선진국 진입에 있어, 기존의 학교중심 학교교육에서 벗어나, 학부모 · 학교가 교육공동체로 함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학부모는 학교교육에 있어 소외 대상이 아니며, 지원을 받기만 하는 대상도 아니다. 학부모는 학교와 더불어, 학교는 학부모와 더불어 자녀(학생)의 성장을 위한 행복한 공동교육체 구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인성교육법 시행으로 알 수 있듯이 인성교육의 실현은 이제 가장 중요한 교육의 하나가 되었다. 인성교육이야말로 가정과 학교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학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또한, 중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진로탐색 집중학년제를 실시하는 서울형 자유학기제가 2016년 전면 시행된다. 자유학기제를 비롯한 진로교육에 있어 학부모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협력이 다양한 진로탐색활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학부모의 학교참여는 그 필요성이 더욱 증진된다. 이는 '학부모가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교육활동을 지원하여 학교교육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제정 목적에도 부합한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교교육의 방향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제시한다.


첫째, 학교와 학부모가 학부모 학교참여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확립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를 동반자적 관계로 생각하는 학교장이나 교사의 인식 변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학부모가 학교에 편안하게 방문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능하다면 학부모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교, 학부모의 동반자적 관계 확립을 위해 학부모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학교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학부모 학교참여에 대한 학교의 적극적 안내 및 국가적 차원의 홍보를 통한 학부모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학부모회 조례가 제정되어도 학부모 자신이 학부모회 회원임을 인식하지 못하며, 과거의 일부 임원 위주로 운영된 어머니회의 형태로 생각하여 여전히 소속감, 책임감이 부족한 경우를 보면 학부모의 인식 전환은 법제화보다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셋째, 학교, 학부모의 동반자적 관계 확립을 통한 학부모 학교참여의 실현을 위해서는 학부모와 학교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다수 학부모의 참여가 가능한 시간대에 학교설명회, 학부모 모임, 학부모회의 등을 실시하고, 학교교육과정 활동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를 하도록 한다. 또한 학부모의 관심이 자녀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학급설명회를 활성화하고, 학부모의 확인이 용이한 SNS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공동체로서 학부모가 학교교육과정과 교육철학을 이해하도록 지원하는 학부모교육이 필요하다. 가정과 부모의 자녀교육이 학교교육보다 더 근원적이므로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부모의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학부모 교육 시 학부모가 필요로 하고 관심 있는 주제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사전에 교육희망 내용을 조사하고 사후에 만족도를 조사하여 학부모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학부모, 학부모회의 올바른 역할과 참여 방법에 대한 안내를 실시하여 학교와 학부모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되 협력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학부모 학교참여의 중심이 되는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간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두 단체의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에 따른 안내를 할 필요가 있다. 두 단체의 역할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여 학교운영위원회가 학부모회보다 상위단체라고 오해를 하는 것이 학부모 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교육기부에 있어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인정하여 불필요한 업무 및 단순 봉사 활동을 줄이고 학부모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능을 가진 학부모가 멘토가 되어 학생 동아리뿐만 아니라 역량강화를 희망하는 학부모를 지도하는 학부모 멘토링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교교육을 위해 위와 같은 제안을 제시하였다. 학부모 학교참여로 인해 학교도, 학부모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학부모가, 교사가 공통적으로 희망하는 자녀(학생)의 성장을 위해 이제는 학부모와 학교가 마음의 문을 열고 함께 뛰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곧 행복한 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 글 : 김은영 / 서울대학교 학부모정책연구센터 연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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