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현대고등학교, 교사)
1. 개요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생각을 쓰는 교실’ 사업(예전 사업명: 탐구기반 글쓰기)을 통해, 2024학년도 과학 교과(고급 생명과학)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수행평가 사례를 공유한다.
수행평가는 1학기에 4차시, 2학기에 2차시로 총 6차시의 PBL 형태로 진행하였고, 학교에 구비되어 있는 공용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였다. 전체적인 활동 개요는 [표 1]과 같다.
2. 1학기 활동 내용
고급 생명과학을 수강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7명을 대상으로, [표 2]와 같이 진행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 과학 글쓰기 과정을 학생들이 단계별로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과학 글쓰기의 질문하기-탐구하기-글쓰기 과정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학 서적 내용을 <그림 1>1 및 <그림 2>2와 같이 글쓰기 예시 자료로 제시하였다.
수업 시간에 단편적으로 배운 항상성과 몸의 조절, 방어작용의 내용을 학생들이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전체적인 활동 흐름은 [표 3]과 같다.
1차시 ‘질문하기’ 단계에서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영상자료를 1차시에 제시하였다. 학생들은 이 영상을 보며 응급 상황에서 확인하는 의료 정보는 무엇이고, 어떠한 의료 처치를 하며 왜 그러한 의료 처치를 하는지 살펴본 후 질문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의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 질문 5개를 만들도록 하였고, 5개의 질문을 활용해서 탐구 소재로 활용할 최종 질문 1개를 재작성하도록 지도하였다.
학생들의 질문을 유도하는 영상3은, 의학 드라마와 영화에서 응급 상황 장면들을 편집해 약 3분 정도 분량으로 만들어 제시하였다. 이 영상을 시청한 후, 학생들의 구글 폼 제출 결과는 <그림 3>과 같다.
2차시와 3차시 ‘탐구하기’ 단계에서는, 질문하기 단계에서 선정한 최종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참고문헌을 탐구하고 정리하도록 지도하였다. 즉, 의료진이 확인하는 의료 정보와 행하는 의료 처치는 어떤 목적인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안내하였다. 다양한 자료를 글의 소재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다음의 3가지 자료에서 각각 1종류씩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하였다.
4차시 ‘글쓰기’ 단계는 과학 글쓰기 활동으로, 탐구하기 단계에서 찾은 내용을 분석하고 교과 시간에 배운 단편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이해한 뒤에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써 보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너무 긴 글을 쓰는 것에 부담을 가질 수 있고, 마지막 단계의 활동을 포기할 수 있어서 글쓰기 과제의 분량은 700자 이상 으로 지정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표절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서울시교육청 에서 제공하는 카피 킬러 서비스4를 평가에 활용하겠다고 안내하였다. 글쓰기 단계에서 학생의 결과물은 <그림 5>와 같다.
3. 1학기 활동 평가
4. 2학기 활동 내용
1학기에 진행한 글쓰기 활동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글을 한 번 더 살펴보고 평가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2학기에 추가로 2차시를 할애해 평가를 진행했다. 교사가 모든 학생들의 글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모든 개별 학생의 글쓰기 결과물에 피드백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AI를 활용하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성찰 기준을 만들어서 배포하였다. 즉, 맞춤형 AI 챗봇을 제작하여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AI 챗봇을 활용해 자신의 글쓰기 결과물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다만 3단계 활동 중, 2단계 탐구하기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찾아보는 경험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1단계 질문하기와 3단계 글쓰기 단계에서만 AI 챗봇을 활용하였다. 2학기 활동 개요는 [표 6]과 같다.
1차시 질문 성찰 챗봇 활용하기에서, 챗봇을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2차시 글쓰기 성찰 챗봇 활용하기에서, 챗봇을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5. 2학기 활동 평가
1차시와 2차시 활동은 챗봇을 활용하는 평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능적으로 단순히 챗봇을 조작하는활동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수업을 마칠 수 있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차시가 끝날 때마다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기입하도록 하는 구글 폼을 운영하였다. 관련 자료는 [표 7]과 같다.
6. 활동 평가 및 AI 활용 방안
2021년부터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을 도입해 수행평가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디벗이 보급되기 이전에,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서 글쓰기 평가 활동을 시도해 본 것은 의미가 있었다. 또한 글쓰기 평가에서 교사가 모든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과 고민에서 시도했던 AI 챗봇 활용은, 학생 들이 자신의 글을 되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AI 챗봇 제작 단계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견고한 형태의 프롬프트 명령을 통해 교사가 원하는 방향의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한다면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도 글쓰기 평가에 대한 시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오히려 전체 학급의 상황을 둘러보며 학생 개별 코칭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6차시까지의 활동 이후 모둠 수업을 통한 발표수업을 진행한다면, 모둠 내에서 학생들이 발표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모둠 간 발표를 진행하면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두고 생각 할 수 있다.
교과 활동에서도 AI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 교과서와 부교재 PDF를 업로드하여 AI 챗봇을 학습시키고 제한 사항을 주면, 생명과학 조교 챗봇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를 시행해야 하는 2025학년도에 이러한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개별 교과에서 학생들이 개념을 잘 이해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용도로, OX 문제를 출제하는 데 특화된 챗봇을 제작할 수도 있다.
학교 업무 관련해서도 AI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사일정을 관리하고 알려주는 챗봇이라던가 혹은 학교 규정을 알려주는 챗봇을 학교에서 제작하여 활용할 수도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AI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 학생 스스로가 부족한 과목이 있다면, 해당 과목에 대한 튜터 챗봇을 직접 제작하여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학업 관리 일정을 챙겨주는 챗봇을 만들 수도 있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상담 챗봇을 제작해 활용할 수 있다.
AI 챗봇의 활용 영역을 고민하는 것과 더불어, 학생 글쓰기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에 교사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물론 AI를 교육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AI가 어떠한 원리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도 교육 현장에서 AI를 사용할 때 고민되는 점이다. 교과 내용에 대한 기본 지식과 개념이 있는 상태에서 AI를 활용하면 더 효과적인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지만, 기본 지식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단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교육에서도 AI가 더 많이 사용될 것이다. 아직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을지라도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이 먼저 경험하며 스스로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일선 교육 현장에서 스마트 기기 활용 교육과 AI 활용 교육에 관심을 갖는 교사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