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잔디 (서울특별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하며, 이 과정을 통해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학업을 통해 최소한의 성취수준을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졸업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핵심 운영 방안이 바로 학점이수 인정기준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이다.
고교학점제: 학생 중심 교육 구현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 상담, 적성 검사 등을 기반으로 학업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여 과목을 선택하고, 졸업을 위해 3년 동안 최소 192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업 목표와 진로 방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학생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방향을 책임지고 설계할 수 있으며, 이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인재 양성과도 맞닿아 있다.
학점이수 인정기준
학점이수 인정기준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충족해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명시한 제도이며, 2025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학생들은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이수기준을 총족할 경우 학점을 취득하여 졸업할 수 있다. 또한 이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게 추가 학점취득 기회를 제공해 학교 교육의 책임성을 강화한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학업 성취율 이수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최소 성취수준1을 달성할 수 있도록 예방 지도와 보충 지도로 운영된다. 학업성취율 40% 미만의 학생이라도 충분한 지원을 통해 최소한의 학업 성취를 보장하여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이다.
추가학습
추가학습은 학업성취율은 충족했으나 과목 출석률 이수기준(과목별 실제 운영 횟수의 2/3이상 출석)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며, 운영 기준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준한다. 학교별 여건에 맞는 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할 수 있으며, 관련 사항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학교장이 결정한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과목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학점이수 인정기준에 도달한 경우 성취한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학업성취율 40% 미만인 학생이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이수할 경우 성취도 E를 부여하며 보충지도 사실은 미기재한다. 학업성취율은 충족하지만 출석률을 미달한 학생이 추가학습을 이수한 경우, ‘출석율 미달로 인한 추가학습 실시’를 기재한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예시는 다음과 같다.
적용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운영
학생과 학교의 다양한 여건을 감안하여 학점이수 인정기준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방송통신고등학교, 온라인 학교, 공동 교육과정, 학교 밖 교육 등의 과목은 학점이수 인정기준 적용여부,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기준 별도 적용 또는 제외 등 교육과정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특수교육 대상학생, 학생선수, 이주배경 학생, 학습지원 대상학생 등 학생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 운영 기준 및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다. 별도 운영에 대한 세부 사항은 교육부 지침2과 해당 부서의 안내에 따라 학교별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결정한다.
성공적 안착을 위한 노력
고교학점제의 학점이수 인정기준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책임감 있게 학습하도록 유도하고, 기준 미도달 학생에게는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책임을 강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기대감도 크지만, 학교 현장의 혼란과 두려움 또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의 학습 부담과 학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 학교 현장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의 개별 성장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및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 및 목표를 고려하여 이 제도의 취지와 운영 방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에서는 교사 연수를 통해 새로운 제도의 이해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지도 방법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수 사례 보급, 운영 예시 등 지원 자료를 보급하여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학년별 교과별 협의를 통해 체계적인 계획 수립 등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학업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안내하여 학교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