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흔(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정충대(서울구로초등학교, 교사)
I. 문제의식
세계는 지금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 기후 위기, AI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의 급격한 발달,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양극화 심화 등 공통의 위기에 처해있다. 인류문명이 시작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성장 기반의 팽창사회가 종식되고 ‘수축사회’로 선회하기 시작했다는 진단(홍성국, 2023)은 이미 보편적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네스코(2021)는 이러한 위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재(common goods)’로서의 학교 기능을 회복하고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러한 미래 전환의 방향에서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을까? 대부분의 미래교육 담론에서 상정하는 미래는 주로 이상적인 전망 혹은 새로운 기술 그 자체를 의미하며, 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 혹은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미래 전망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주체를 전제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추구하는 미래는 개인을 형성하고 있는 가치와 이해관계, 개인이 놓인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따라 다르며 종종 갈등적이기조차 하다. 특히 형용모순으로 보이는 국가 원리와 정책 수단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한 논의는 미래교육 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오늘날 한국이 성취한 성장은 ‘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 모형에 토대를 두었다. 한국의 발전국가 모형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갔다(Holliday, 2000; 김윤태, 2017). 교육 분야 역시 근대교육의 철학적 토대 위에서 국가의 계획과 통제를 통해 산업인력을 효율적으로 양성하여 발전국가를 뒷받침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 한국은 민주화와 함께 세계화에 의한 신자유주의 흐름이 더해지면서 발전론에 근거한 정치경제 모형이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발전국가와 신자유주의 및 민주주의 원리가 서로 경합하며 뒤섞이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박상영, 2015).
이 같은 한국의 서로 다른 정치경제 원리의 경합과 뒤섞임은 교육 영역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난다.너나없이 위기를 말하며 미래를 위한 전환과 교육개혁을 주장하지만 교육 원리와 제도 및 정책 하나하나 갈등 아닌 것이 없다. 한국 사회의 지배적 조직 원리였던 발전국가에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원리가 뒤섞이고 경합하는 조정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처럼, 현재의 미래교육 담론 역시 어떤 조직 원리에 의해 어떠한 모습과 제도로 재조정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에 이번 미래학교 지향에 대한 설문조사의 목적은 미래교육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점에서 서로 다른 미래를 바라보는가?’를 드러내고, 그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와 합의의 가능성을 찾는 데 있다. 본고에서는 지면의 한계상 교육 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이 인식하는 미래학교 지향의 특징과 함께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데 작용하는 의미 있는 변인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Ⅱ. 조사 개요
본 설문조사는 미래교육을 조직하는 원리 내지는 대략적인 미래학교의 상과,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다. 서울 관내 중·고등학생과 초·중·고등학교 교사 및 초·중·고교생 자녀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두 번의 전문가 검토와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 사전조사(pilot test)를 거쳐 문항의 타당도를 향상시켰다. 조사 내용은 크게 3개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현재와 미래 인식’ 영역에서는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한 현재 인식과 미래 전망을 조사하였다. 둘째, ‘미래학교 전망과 기대’ 영역에서는 미래학교의 상 내지는 미래교육을 조직하는 원리를 조사하였으며 설문의 하위 문항은 미래학교의 방향성과 관련된 발전국가 원리, 신자유주의 원리, 민주적 공동체 원리를 반영하여 개발하였다.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배경 변인들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교사 1,986명, 학부모 3,276명, 학생 9,329명이 참여하였다.
Ⅲ. 조사 결과: 미래학교 전환, 우리는 같은 미래를 꿈꾸는가?
1. 현재 인식과 미래 전망
현재 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미래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의 경우, 11개 요소 중 2가지를 선택하도록 하여 빈도에 따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가족(1순위)과 건강(2순위)의 선택 비율을 합하면 98%가 되었다. 단순히 계산하면 응답자 모두가 둘 중 하나는 선택한 셈으로, 이 둘을 제외하면 경제력(25.8%), 자유(14.9%)를 가장 많이 선택하였다. 그 뒤를 이어 ‘취미와 여가(13.4%), 대인관계(13.3%), 정서적 안정(11.8%), 직업(10.8%), 자아실현(6.7%), 사회적 인정(4.2%), 공적 가치에의 기여(1.2%)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일종의 사회적 선택으로 볼 수는 있는데, 공동체적 가치의 달성보다는 개인적 가치의 달성으로 편중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현재(2024년)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각 문항은 서로 대립되는 진술 사이에서 응답자의 생각과 가장 가까운 지점을 선택하게 하였으며, 중심경향편향(central tendency bias)을 피하고자 짝수의 선택지를 제시하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모든 문항에서 부정적 답변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현재 한국 사회는 경제적 성공이 매우 중시되고 있는다’는 인식과 ‘정책의 일관성이 낮다’는 인식에 대해 가장 강하게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후 미래 한국 사회에 대한 전망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전망 역시 현재에 대한 인식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였다. 유일하게 (5)번 ‘기술의 발전’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많지만, 가장 많은 응답자가 기술의 발전이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약하게나마 전망했다.
다음 <표 3>은 학생에게만 조사된 문항으로 학생 본인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래에 하고 싶은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으며, 미래에 관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점에는 긍정 응답이 다수를 차지하였으나, ‘지금의 학교 공부가 본인의 미래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는 부정 응답 비중도 상당히 높았다. 이는 학교와 교육에 대한 일반적 설문에서 학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로 많이 사용된다.
이에 좀 더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 다른 문항을 설명변수로 넣어 회귀분석을 하였다. 설명변수로 미래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부유한 경제력’을 선택했는지 여부와 미래 한국 사회에 대한 전망 중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전망을 투입했다. 그 결과, 미래 행복의 요소로 부유한 경제력을 선택한 경우 학교 공부가 미래에 도움이 덜 된다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추정값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미래에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할수록 학교 공부가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유의미한 양(+)의 추정값을 얻었다. 즉 ‘경제적 부’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느냐가 학교 공부에 대한 의미 부여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성공을 어떻게 인식하고 가치를 부여하느냐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밀접히 관련된다. 〈표 4〉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담론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사한 문항들이다. 전반적으로 모든 문항에서 ‘동의’ 응답이 더 많았으며 특히 ‘사교육’과 ‘경제적 성공과 안정’은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사교육이 무척 견고하게 구조화되어 있으며 물질주의 가치관이 매우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미래학교에 대한 전망과 기대
미래학교 전환에서 각 개인이 갖고 있는 미래학교에 대한 ‘바람직한 상’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절에서는 학교 구성 요소와 직접 관련된 바람직한 미래학교, 학생상, 교사상 및 정책 수단에 대한 조사결과를 통해 교육주체들이 갖고 있는 미래학교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 〈표 5〉는 각 조사 문항의 선택지와 응답 주체별(교사, 학부모, 학생) 빈도수이다. 각 영역별 선택지 ①~③은 각각 한국 사회의 조직 원리이자 미래학교의 방향과 관련된 원리로 ① 발전국가 원리, ② 신자유주의 원리, ③ 민주적 공동체 원리에 의한 미래학교의 모습을 나타낸다. 1
‘미래학교 상’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선택지 ①의 노동시장에서 개인의 경쟁력 확보는 발전국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 온 부분으로 전체의 20.5%(2,996명)는 여전히 이를 미래학교 상으로 원하였다. 선택지 ②의 신자유주의 원리에 의한 선택권의 확장과 학교 간 경쟁에 대해 교사의 선호(11.3%)는 매우 낮은 반면, 학생의 선호(44.1%)는 매우 높았다. 선택지 ③의 민주주의 원리에 의한 공동체 중심의 포용적 학교는 학생의 선택률(32.4%)이 ②보다 더 낮았으나, 교사와 학부모의 과반이 선택하여 전체적으로는 가장 선택률이 높았다(43.2%).
바람직한 ‘미래학생 상’ 역시 응답 주체별로 매우 상이하였다. 교사(78.1%)와 학부모(51.3%)는 절반 이상이 ③의 ‘시민으로서의 학생’상을 선택했으며, ① 가정과 학교의 보호와 관리하에 열심히 공부하는 역할은교사(8.6%)와 학부모(12.9%) 모두 매우 적은 비율만이 선택하였다. 이에 비해 학생들은 ②의 소비자로서의 학생(39.9%), ③ 시민으로서의 학생(35.2%)을 선택하였으며, 24.9%가 ① 가정과 학교의 보호와 관리하에 열심히 공부하는 역할을 바람직한 미래학생상으로 선택하였다. 이는 학생이 기성세대에 비해 능동적인 학생상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이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의 상반된 결과는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미래교사 상’은 세 주체가 일치되는 응답을 보여주었다. ① 교과 전문성을 갖춘 권위자, ② 지식의안내와 촉진자형 교사 ③ 학생 스스로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힘을 길러주는 교사 중에서 세 주체 모두 ‘압도적’으로 ③을 선택하였다. 눈에 띄는 점은 세 주체 모두 ‘학생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자기주도학습을 촉진하는 교사’를 거의 선택하지 않은 점이다. 오히려 학생의 상당수(17.8%)는 ① 교과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전달자로서의 교사를 더 선호하였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모두 역량이든 교과 지식이든 학생의 배움에서 교사의 적극적인 역할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래학교 실현을 위한 ‘정책 수단’에 대한 응답 역시 주체별로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 선택지 ①은 전형적인 발전국가 방식으로서 국가 주도의 하향식 정책수단이다. 이에 대해 교사 24.3%, 학부모 32.5%, 학생 47.3%가 선택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40.8%). 선택지 ②의 학교를 다양화하고 경쟁을 유도하는 신자유주의적 방식은 교사(5.7%)와 학부모(11.3%)에게는 별로 선호되지 않았으나, 학생은 25.4%가 선택하였다. ‘학교의 자율성과 사회적 대화’에 토대를 두는 ③의 방식은 교원의 압도적 다수(70.0%)와 학부모의 절반(56.2%)이 지지하였으나 학생은 27.3%만 선택하였다. 이와 같이 미래학교 전망과 관련하여 바람직한 교사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항에서 학생들은 교사 및 학부모와 다른 방향의 선택을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결과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후위기, 저출생 인구변화,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시대의 진입, 다문화 정체성에 대한 요구’ 등의 미래 사회변동 요인이 미래학교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모든 사회변동 요인이 미래학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평균 3.37~3.89)으로 보고 있었다. 이에 이러한 ‘사회변동 요인에 대한 인식이 각 교육 주체의 정책 수단 선택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다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사회변동 요인이 미래학교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인식할수록 ‘민주적 공동체 원리’에 의한 정책 수단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신자유주의 원리를 선택할 확률은 낮아졌다. 즉 사회변동의 위기에 대한 공감이 클수록 개인주의와 경쟁보다 민주주의에 기반한 공동체 지향의 미래사회를 선호하였다.
Ⅳ. 결론: 사회적 합의의 토대 만들기
이상으로 조사 내용의 일부만 소개했지만 미래와 성공에 대한 가치에 따라 기대하는 미래학교 상과 학생 상, 그리고 정책 수단에 대한 선호는 매우 다양하고,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서로 다른 선택지로 이어지는 영향 요인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주체의 인식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과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적 부’에 대한 뚜렷한 선호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막론하고 경제력이 미래 행복을 결정짓는 지배적 가치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경제적 기술(skill)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학교에 대한 의미 부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학교가 ‘사회적 반영물’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학교 교육이 학생의 삶을 깊숙이 다루지 못함으로써 다양한 가치를 습득하고 내면화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미래학교를 구성하는 원리 선호에서 주체의 차이보다 세대별 차이가 의미있게 나타났다.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 일관되게 소비자로서의 학생, 개인주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 원리에 대한 선호가 우세하였다. 그런가 하면 근대교육의 원리에 기초한 발전국가 원리에 대한 선택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예상과 다른 결과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응답결과는 학생들이 무조건 경쟁과 능력주의 그 자체를 선호한다고 결론 지을 수 없다. 오히려 경쟁이 극대화된 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것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한 힘을 가진 정부의 통제와 학교의 관리, 표준화된 지식이라는 울타리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미래를 주도하게 될 후속세대인 학생이 수동적인 학습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전환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교사와 학부모는 미래학교 조직 원리 전반에서 민주적 공동체 원리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다양한 해석이 필요한 부분으로 근대 발전국가 원리와 신자유주의의 문제점과한계에 대한 인식, 미래 사회변동에 영향을 주는 각종 위기에 대한 인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이 실천으로 연결되는지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향후 공존을 향한 사회적 합의의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미래 전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현재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부정적 정서는 향후 다가올 미래학교 전환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2. 이는 앞서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던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학교 전환에서 중요한 것은 전환의 내용과 방향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공감과 신뢰의 경험을 부여하는 일이다.
전 지구적 위기와 수축사회의 비관적 현실에서 긍정과 가능성의 미래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 전환에서 학교는 포용, 형평성, 개인과 집단의 웰빙을 지원하는 교육의 장소로서 보호되어야 하며, 보다 정의롭고 형평성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 세계로의 변혁을 더 잘 지원할 수 있는 학교로 새롭게 구상되어야 한다(유네스코, 2022: 104). 그러나 이상의 조사 결과와 특징을 종합해 볼 때, 미래학교 전환의 과정은 발전주의 원리와 신자유주의 및 민주적 공동체 원리가 경합하고 뒤섞이면서 조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는 미래교육을 서로 다른 차원에서 조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의 지향점이 때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충적인 전환(disruptive transformation)’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새로운 미래는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의 균형 속에서 ‘좁은 회랑’을 통과해 나가는(Acemoglu & Robinson, 2012; 2019/2020) 정교한 형태의 ‘새로운 사회계약’으로의 이행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