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솔 (서울특별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주무관)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
경찰청은 2023년 9월 25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전국 시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진행한 결과, 총 9,971명을 검거하였고 이 중 청소년은 4,715명으로 전체의 47.2%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2024. 11.). 검거된 청소년의 연령은 16세, 17세 학생이 다수를 차지하였으며, 가장 어린 연령은 9세로 이는 청소년의 도박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박을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 깊이 침투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가담 유형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은 ‘도박 행위자(99%)’에 해당하였으며, 사이트를 운영(0.4%)하거나 개발·관리(0.3%)하는 경우 등 도박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주요 도박 유형은 ‘카지노(바카라, 슬롯 등)’가 8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도박 금액은 1인당 평균 78만 원으로 조사되었다.
뇌 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청소년기에는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시기에 사행성 도박 경험은 큰 자극으로 이어지고 ‘자극’과 ‘보상’에 민감해져 더욱 강한 자극을 추구하게 되어 필연적 으로 ‘중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청소년기에 한 번 경험한 ‘도박’은 그 자극이 뇌에 각인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중독’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도박은 청소년 개인적 측면에서는 금전적 손실과 중독으로 인해 더 큰 금액을 베팅하려는 악순환에 빠지며, 학업 부진과 생활 리듬 붕괴를 초래해 미래 준비에 큰 장애물이 된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도박으로 인해 가족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친구 관계가 단절되며, 금전적 손실을 만회하려는 충동으로 범죄에 연루될 위험이 커진다. 이는 청소년의 사회적 고립과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유발한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도박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우울증, 불면증,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며,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따라서 중독성이 강한 도박을 단순한 게임처럼 여기고 시작하면 개인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도박 중독의 단계와 발생 징후
청소년들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쉽게 불법도박 사이트에 접근 가능하며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 없이 가입할 수 있어 청소년들이 도박의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도박의 구조상 처음에는 돈을 따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하여 점차 많은 돈을 베팅하도록 유인한다. 도박이 필연적으로 중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초반에 도박 행동은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도박의 특성을 이해하고 아래의 발생 징후를 이해한다면 도박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교육현장에서의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을 위한 노력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 도박 예방교육 조례」(2018. 1. 4.)를 제정하여 5년마다 학생 도박 예방교육에 관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은 연 1회, 1시간 이상 도박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박의 위험성과 불법성에 경각심을 갖도록 교육공동체 모두를 대상으로 매년 도박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도박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이외에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서울경찰청,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과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여 청소년 도박문제 대응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경찰청과의 협업으로, 청소년 도박 사례가 급증하거나 특이 사례가 발생 시 ‘스쿨벨’을 발령하여 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있다.
또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전문적인 예방교육 자료 개발 및 보급을 지원하고, 치유원의 전문강사를 활용하여 ‘학교로 찾아가는 도박문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강사 지원 시기는 학기말 전환기 교육 시기에 집중하기 위해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선정된 학교를 대상으로 치유원의 강사와 학교를 매칭하여 학교에서 원하는 방법(방송교육, 학급별 교육, 강당에서의 집합 교육 등)으로 교육을 진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는 서울시교육청과 협업하여 매년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도박예방 실천학교’를 모집하여 학교별 특색있는 도박문제 예방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도박예방 실천학교’는 지도교사와 최소 10명 이상의 학생 동아리 단원으로 구성하여 교내 도박예방 교육 및 캠페인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직접 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효과적인 예방 방안을 모색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도박 없는 건강한 학교를 위한 노력
청소년 도박 문제는 더 이상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박은 친구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은밀히 다가오지만, 그 끝은 중독과 후회뿐이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도박이 금세 중독으로 이어지고, 청소년의 삶과 미래를 위협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도박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해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전문기관은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청소년들이 도박의 유혹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도박 없는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우리 모두 조금 더 관심을 갖는다면 청소년들은 도박이라는 위험에서 벗어나 더 안전하고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도박 없는 건강한 학교를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