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2025 봄호(258호)

[수업량 유연화 설계 사례]
융합연구를 통해 창의적 진로 탐구
역량을 키우는, “창의·융합 프로젝트”
– 경기여자고등학교 –

김조은 명예기자

교육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교과를 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나’라는 경계를 넘어서 ‘우리’의 가치를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교육에서도 미래 요구에 맞추어 배우고, 융합하고, 나누고, 활용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 스스로 탐구하여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고등학교의 경우,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융합적인 사고와 창의적 탐구 역량을 길러주고, 맞춤형 진로 교육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경기여자고등학교(교장 김영선, 이하 경기여고)에서 실행한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일궈가는 ‘창의·융합 프로젝트’ 사례를 취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창의·융합 프로젝트 설계

김귀선 교감 선생님과 이주연 연구부 담당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여고의 창의·융합 프로젝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경기여고에서는 교육 공동체 모두가 함께 고민하여 특색 있는 창의·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한 해의 교육 대주제를 정하고, 교사들은 수업에 교육 내용을 포함하여 교과 간 서로 융합할 수 있는 수업 주제를 고민한다. 학생들은 교과 간의 경계를 넘어 융합하고, 진로와 관련된 주제를 찾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으로 진로를 탐구한다. 학기 중 교육 활동으로 분주한 시기를 지나 학기 말, 학년 말 시간을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경기여고만의 특색 있는 교육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준비는 2월부터 시작된다. 새 학년을 앞두고 ‘신학년 집중 준비기간’을 운영하며 한 해 동안 이루어질 학교 공통 교육 주제를 정하고, 이와 연계하여 창의·융합 프로젝트의 대주제를 정한다. 대주제를 중심으로 교과 융합을 준비하는데, 교사들은 단일 교과를 넘어서 다양한 교과와의 융합적 탐구를 진행하고, 학생 맞춤형 진로 탐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1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현재 세대가 여러 가지 발전을 진행하면서도 미래 후손이 발전할 가능성을 보호하는 형태의 발전을 가리킴(UN 보고서, 1987) 국제사회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빈곤, 기아 퇴치, 불평등 감소, 기후변화 대응, 혁신적 기술개발 등을 포함한 17가지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를 채택하여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추구하는 인류 공동의 목표를 삼음. -지속가능발전포털 www.ncsd.go.kr.

창의·융합 프로젝트는 교육과정에 포함된 수업량 유연화 기간을 적극 활용하여 일 년의 계획으로 운영 되기에 학년 초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1학기에는 학생 주도의 교과 융합 탐구 활동을 진행한 뒤, 2학기에는 연계 강의와 주제를 심화한 연구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는 융합 주제 탐구형으로 진행된다. 교사가 융합 교과별 팀을 구성하면 학생은 모둠을 구성하고 주제를 선정하여 융합 교과별 팀을 신청한다. 교사들이 융합 교과별 주제를 예시로 제시하기에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대주제를 포함하여 어떤 부분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수업에서 궁금했던 내용을 어떻게 진로와 연결하여 탐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창의·융합 프로젝트 사례 1: 국어과 + 체육과 “스포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

경기여고에서 작년에 진행한 창의·융합 프로젝트의 대주제인 ‘지속가능발전’ 아래 허정원 선생님(국어 교과)과 이장근 선생님(체육 교과)이 융합으로 진행한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 선생님은 “스포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다”를 주제로, 체육 수업 시간의 내용인 도전 및 경쟁 활동을 통한 스포츠의 가치와 국어 수업 시간에 배운 매체 자료 이해 능력을 활용하여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홍보물과 광고를 제작하는 수업을 구성하였다.

수업은 ‘융합연구 주제 정하기 → 학생의 관심 분야 소재 찾기 → 자료 검색 → 주제 탐구 → 활동 내용 개요 작성 → 내용 작성 → 산출물 제작 → 활동지 작성 → 발표 및 결과 공유하기 → 생각 나누기’의 단계로 진행된다. 학생은 ‘지속가능발전’에 대해 이해하고, 스포츠의 가치를 연계하여 매체 자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익 광고 포스터를 제작하여 발표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생들은 수업에서 배운 스포츠의 역할을 ‘지속가능발전’과 연계하여 개인별 혹은 모둠별로 연구를 진행하고 발표한다. 스포츠와 산업을 연계한 자원 순환, 스포츠와 여가를 연계한 건강하고 행복한 삶, 스포츠와 인권을 연계한 난민과 저개발국 청소년 분야, 스포츠와 공정을 연계한 정의로운 사회, 스포츠와 환경을 연계한 기후변화, 스포츠와 국제 협력을 연계한 갈등과 대립 해소 분야를 주제로 삼고 연구한다. 체육 수업 시간에 경험했던 것을 계기로 스포츠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속가능발전’에 기여가 가능한지 모색한 뒤 매체를 활용한 공익 광고를 제작한다. 학생들의 광고 작품을 보니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생활에 연결하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창의·융합 프로젝트 사례 2: 기술·가정과 + 수학과 “통계 자료 분석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모색”

창의·융합 프로젝트의 대주제인 ‘지속가능발전’ 아래 박가영 선생님(기술·가정 교과)과 양아영 선생님(수학 교과)이 융합으로 진행한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두 선생님은 “통계 자료 분석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모색”을 주제로 수업을 설계했다. 수학 수업에서는 통계 자료분석을 익혔고, 기술·가정 수업에서는 의식주와 가족, 소비 등의 내용을 배웠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수업을 설계했다.

학생들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변동과 해결책, 기후 위기 대응 방법, 친환경 에너지 소비량 현황과 활용 사례, 우리나라 도시 집중화의 현주소와 대안, 지속 가능한 주거지 조성, 한국 정부의 저출산 정책의 효과성 분석, 현대 식습관의 문제점과 예방법, 통계 자료 분석을 통한 현대인의 당뇨, 모래 배터리 등 다양한 주제를 정하고 산출물을 만들고 발표했다. 결과물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관심을 넘어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이르기까지 깊게 연구한 흔적이 느껴졌다.

창의·융합 프로젝트 사례 3: 강남구청 연계 강연 및 주제 연구 활동

창의·융합 프로젝트의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대주제 아래 1학기에는 교과 융합 프로젝트 활동이 진행되었다. 2학기에는 <과정 1>과 <과정 2>로 나누어 강남구청과 연계한 강연을 들은 후 <과정 1>에서는 주제 연계 책을 읽고 소감문을 작성하였다. <과정 2>에서는 1학기에 실천한 융합 교과형 주제에 따라 수행한 탐구 보고를 확장하고 심화하여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강남구청과 연계한 강연을 통해 기후 위기에서는 이정모(前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님과 김석훈(연기자)님의 강연이 진행되었고, 이외에도 경제, 인권, AI와 미래 등 각 분야 전문가의 강연이 열렸다.

교과를 융합하여 수업했던 1학기의 주제에 대해 심화 강연을 듣고 연구를 진행하여 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습 자세와 탐구 역량이 증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 결과의 기록에 대해서는, 지도교사가 담당 학생들의 활동을 임장하며 관찰하고 관련 과제에 대해 피드백을 진행한 뒤, 결과물을 포함하여 담임교사와 함께 생활 기록부에 기재한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들의 수업 참여 활동 과정을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고 결과물까지 평가할 수 있어 과정을 통한 학생 맞춤형 평가와 진로 설계가 가능하다고 한다.

나가며

경계가 사라지는 교육의 한 장면을 경기여고의 창의·융합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교과의 경계를 허물고 주제의 경계를 허물어 함께 변화하고 성장하는 학교를 느낄 수 있었다. 학교 공동체가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의 든든한 지원 아래 함께하는 교육과정을 고민하여 창의·융합 프로젝트의 구체적 운영을 경기 여고만의 특색 있는 교육 활동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인상 깊었다.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경계가 없이 더 넓고 창의적인 사고와 융합적인 탐구 능력을 길러주고, 다양한 맞춤형 진로 탐구 능력을 성장시킬 것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진로 탐구 역량 성장을 돕는 교육을 고민할 때, 경기여고의 ‘창의·융합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