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교수학습정보부, 교육연구사)
들어가며
“선생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퇴근 시간, 교무실에 울려 퍼지는 인사말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찰나, 문득 내일의 수업 준비가 떠올랐다. 아, 맞다. 내일은 새로운 단원 시작이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도입부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그리고 수업 자료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과제는? 이런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밤늦은 시간이 된다. 선생님들의 열정과 노력에는 늘 감사하지만, 때로는 이런 고민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앗아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 우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소개한다. SenGPT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교직원 무료 AI 챗봇으로, 수업 준비부터 행정 업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교사를 지원한다.
1. SenGPT, 우리의 든든한 비서
“SenGPT, 중학교 2학년 과학 수업에서 ‘생태계와 환경’ 단원을 시작하려고 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도입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 좀 줄 수 있어?”
SenGPT는 수업 준비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줄 수 있다. 위와 같은 질문을 하면 스토리텔링 기반의 도입 활동, 미니 생태계 만들기 실험, 참여형 퀴즈 게임, 생태계 뉴스 속보 같은 가상의 뉴스, 생태계 상호작용의 원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롤플레잉 활동 등을 제안해 준다.
24시간 대기 중인 이 AI 챗봇은 수업 준비부터 행정 업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교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비서1를 준비해 두고 있다. 마치 분야별로 숙련된 비서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듯 SenGPT는 기능별로 특화된 비서를 통해 교사의 일상적인 업무를 지원하여 교사가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SenGPT 활용 맞춤형 교육을 위한 효과적인 질문 전략
“SenGPT, 우리 반에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어.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래?”
인공지능 비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개별 학생을 위한 실생활 예시와 단계별 연습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피자나 케이크 조각을 이용한 분수 설명, 또는 게임 활용을 통한 학습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과 교사의 철학을 잘 이해하여 최적의 응답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질문의 ‘질(Quality)’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간략한 질문은 일반적인 분수의 계산 설명만 제공하게 된다.
질문의 질을 높여 보자. 질문에 구체적인 상황과 나의 교육철학을 자세하게 담아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세한 질문은 AI로 하여금 질문자가 원하는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하도록 한다. 개인별 상황과 철학을 반영한 답변을 제공함으로써 교육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교사가 AI챗봇을 더욱 효과적인 비서로 활용할 수 있게해주며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SenGPT는 단순한 AI 도구가 아니다. 교사의 교육 철학을 고려하고,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든든한 비서다.
3. SenGPT로 업무 효율성 UP
“ SenGPT, 이번 학기 동아리 활동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해 줘. 주요 활동 내용, 성과 그리고 다음 학기 계획을 포함해 줘.”
동아리 활동 보고서와 계획서 작성을 위해서는 먼저 동아리 활동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파일 업로드나 글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SenGPT의 각 비서 특성에 따라 파일 업로드 기능이 제공되며, 제공되는 정보와 질문이 자세할수록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준비된 정보를 바탕으로 SenGPT는 체계적이고 명확한 보고서 초안과 다음 학기 계획에 참고할 만한 예시를 작성해 줄 것이다. 물론 최종적인 검토와 수정은 선생님의 몫이지만, 비서를 활용함으로써 초안 작성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능해진다.
4. SenGPT만의 강점 – ‘전용 비서’와 ‘나만의 비서’
SenGPT는 최고의 프롬프팅 전문가와 업무 담당자가 협업하여 직접 제작한 서울시교육청 전용 비서(SEN 전용)를 제공한다. 2025년 1월 현재까지 교육법 전문가, 학교안전 가이드, 생기부 작성요령(초등), 학적 업무(초등) 포함 총 6개의 전용 비서가 제작되었다.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진짜 도움이 되는 서울교육만의 비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향후 전용 비서의 종류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SenGPT에서는 내가 직접 비서를 손쉽게 제작할 수도 있다. 나만의 비서는 ‘비서의 캐릭터 및 역할’에 교사의 상황과 철학을 미리 입력해 둠으로써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비서를 만드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매번 질문할 때마다 자세한 질문을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에 진정한 나의 비서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필자도 이 기능을 통해 ‘업무 일반’, ‘인공지능 교육서비스 사업’ 비서를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다. ‘업무 일반’ 비서는 인사, 복무, 예산 등 일상적인 업무와 관련된 공개 매뉴얼 파일을 미리 학습시켜 놓았다. ‘인공지능 교육서비스 사업’ 비서는 내가 담당하는 업무의 계획안부터 사업 진행 과정 전반에 대한 파일을 학습하여 두었다. 업무를 하다가 그때그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내 컴퓨터에 산재되어 있는 파일을 찾는 대신 이 비서에게 먼저 물어본다. 한번 비서를 만들어 두면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호출해서 물어볼 수 있다.
덧붙여 SenGPT의 또 다른 강점이라면 멀티 LLM2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채팅은 chatGPT의 GPT-4o를, 그림 그리기는 Dall-E3를, 문서 작성 도구는 Claude 등 각 비서별 특징에 맞춰 최강의 인공지능 모델을 연결하여 기능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5. SenGPT 사용에서 주의할 점
물론 SenGPT를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SenGPT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항상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SenGPT의 제안을 검토하고 적절히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특성상 환각(hallucination)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문서 내용 ‘요약’보다는 ‘발췌’를 요청하여 원본 출처와 비교하여야 한다.
또한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호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인공지능에게 질문할 때는 구체적인 학생 이름이나 신상정보를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들 정보를 간단히 익명화 처리하여 질문을 만드는 것이다. 앞서 예시처럼 ‘초등학교 6학년’, ‘수학’, ‘시각적 학습’ 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한 응답을 얻을 수 있다. 이름 대신 ‘엔젤1’, ‘엔젤2’처럼 번호를 부여하여 구분하는 것도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다 보면 놀라운 능력에 계속 사용하게 된다. 며칠이 소요될 일을 몇 분만에 끝낼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AI가 제공하는 정보나 결정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비판적 사고력이 떨어지고, 창의성과 의사결정 능력 또한 낮아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도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의 도구에 너무 의존하여 도구에 종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마치며
SenGPT는 선생님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수업의 질을 향상시켜 우리 교육 현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SenGPT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조력자일 뿐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의 본질은 여전히 교사와 학생 간의 따뜻한 소통과 이해에 있다고 생각한다. SenGPT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그렇게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를 학생들과의 더 깊은 소통에 투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SenGPT를 가장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 이제 SenGPT와 함께 더 풍성하고 효율적인 교육 현장을 만들어갈 준비가 되었다. 나의 든든한 비서 SenGPT를 활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