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미水코리아

오경아 신월중학교 교사

신월중학교 학생회는 학생들이 직접 학교생활을 디자인하여 실행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 조성에 역점을 두고 실행하고 있다. 봄에 열린 학생회 워크숍에서 2017년 학생회 역점 행사가 결정되었고, 대의원회에서 심의를 거친 사업을 부서별로 역할을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학생회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된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과 자치역량을 가지게 되고, 학생회를 담당하는 교사는 학생회 활동에 몰입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면서 보람 있는 학생회 활동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 I’M 미水코리아의 탄생

2017년 학생회 역점 행사 중 하나가 7월 기말고사 후에 열기로 한 ‘물 축제’였다. 학생들이 물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 활동과 시원한 물놀이를 통해 시험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도록 하자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독한 가뭄으로 ‘물 축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온 나라가 가뭄에 힘들 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유보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은 물러서지 않고 아이디어를 수정해서 다시 찾아왔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교과 시간에 ‘물’에 관계된 수업을 하면, 학생회에서 이를 축제 프로그램으로 풀어내 보겠다고 했다. 교내 교원학습공동체에 속해 있던 나는 아이들의 생각을 전달했고, 교사들이 흔쾌히 허락했다. 교장 선생님도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라 학생회가 설계하는 교과 융합 체험전이라는 말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렇게 ‘신월 I’M 미水코리아’ 행사는 탄생되었다. 학생회는 운영위를 중심으로 토의를 거쳐 ‘물 축제’의 명칭과 기획안을 작성하였다. ‘물 축제’의 명칭은 ‘I’M 미水코리아’로 총 11개의 부스가 결정되었고, 각 부스의 명칭과 관련 교과는 다음과 같다.

학생회 운영위와 행사부를 중심으로 각 부스의 담당자, 부담당자 및 진행자가 정해졌고, 관련 교과 교사와 연계하여 부스 내용이 정해진 후 기말고사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회 휴지기간1)이 되었다. 아이들은 열심히 학업에 매진했고,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 날인 7월 8일 토요일 오전부터 ‘I’M 미水코리아’ 준비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스스로 양식을 만들어 세부계획서와 진행계획서를 만들었고, 필요한 물품을 학교에서 지원받거나 필요할 경우는 학생참여예산제 예산으로 구매하였다.

학생회 운영위와 행사부 학생들은 주말을 반납하고, 담당 교사와 협의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물품을 구매하고, 프로그램을 시연해 보았다. 홍보부는 포스터와 SNS를 이용해 ‘I’M 미水코리아’ 홍보를 시작하였고, 문서부는 참가 신청을 받아 출석부와 그날 이용할 팜플렛을 제작하였다. 운동장과 예산 규모를 고려해 200명만 참가 신청을 받기로 하였다.
신월중학교 학생들이 처음 진행되는 행사에 하나둘씩 신청하기 시작하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축제 전 주말 내내 학생회 담당 부서 교사와 준비 위원들은 모두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준비하였다. 드디어 축제 당일이 되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우려가 됐지만 다행히 축제 시간만큼은 비가 그쳐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하긴 비가 온들 아이들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축제는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고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과 비명으로 가득 찼으며, 참여한 학생들 못지않게 준비한 학생들도 같이 즐거워하며 즐긴축제였다. 함께 준비한 학생회 담당 교사의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진짜 되네요!” 우리 아이들이 진짜 해낸 것이다.

I’M 미水코리아 운영진

2. 우리의 축제, 우리가 만든다.

물 축제에 참여한 교원학습공동체 교사의 과목은 수학, 국어, 사회, 역사, 가정, 미술 6개교과였고, 담당하고 있는 학년도 3개 학년에 걸쳐 있었다. 그래서 수업은 본인이 맡고 있는 학급 위주로 수업을 하였고, 아이들은 각자 맡은 부스를 교과와 연계하여 진행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수업 연계 축제 설계가 교사와 학생들의 협업 활동으로 만들어졌다.

가. 신월 철도 水水水

사회 ②의 4단원 ‘자원의 개발과 이용’ 중 ‘자원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 탐구 활동을 학생들은 3학년 사회 시간에 배웠고, 이를 축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냈다. 물자원의 편중된 분포로 인한 국가 간의 갈등과 물 부족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학생들의 시각에서 게임으로 구현하였다. 2인 1조(상류 국가와 하류 국가)가 되어 아래에 제시된 레이스를 따라 물통에 담긴 물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을 나르는 팀이 우승하는 게임이다. 모든 활동을 2명이 물통을 함께 들고 수행해야 하며 5단계에서는 함께 가져온 물을 사이좋게 나누어 담는 것으로 구현하였다. 인기가 가장 많았던 프로그램이었고, 교사로서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나. signal 보내(워터 소믈리에)

가정 교과에서는 하루에 섭취해야 할 물의 양을 알아보고, 직접 그것을 마셔보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꽤 많은 양의 물을 섭취해야 하는 것에 놀랐고, 학교에서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이유가 아리수가 맛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내었다. 아리수도 다른 브랜드의 물과 차이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학교 물에 대한 만족도를 상승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물 3 종류를 조사한 후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유명 물 브랜드를 제치고 아리수가 2위를 차지했다.

다. 적셔 외 활동

루게릭 병에 걸린 사람들을 후원하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어 교과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축제날 많은 아이들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가하여 루게릭병 환우들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짜릿한 얼음물을 끼얹어 더위를 날릴 수 있었다.
미술 교과는 우연적 추상작품을 얻을 수 있는 마블링을 체험하면서 물과 기름의 반발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현하였다. 4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주제가 연상되도록 마블링 물감을 떨어뜨린 후 젓가락으로 저어 작품을 만들고 자신의 제작의도를 포스트잇에 작성하여 게시하도록 하였다.
수학 교과에서는 1학년 일차방정식의 활용 단원에 나오는 염도 문제를 직접 농도계를 이용하여 우리 몸과 자주 먹는 간식에 포함된 나트륨의 함량을 알아보는 수업을 하였고, 축제때에는 우리 몸과 우리가 자주 먹는 간식의 나트륨 농도를 직접 염도계를 이용해 측정해보면서 식생활 개선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역사 교과에서는 물에 대한 역사적 상식과 일반 상식을 O/X 퀴즈로 만들어 참가 학생들과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학 교과와 관련하여 간이 정수기를 인터넷으로 구입하여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흙탕물을 정수해 보는 부스가 기획되었다. 그런데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정수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토요일 종일 부스 담당 학생들이 매달려 해보았으나 간이 정수기에서는 흙탕물이 빠져 나오고 있었다. 결국 선생님들은 이 부스를 포기하라고 조언하였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일요일에도 나와 인터넷을 뒤져가며 정수기 보완에 매달렸고, 결국 일요일 저녁에 정수기가 완성되었다. 아이들의 끈기와 노력에 놀랐고, 아이들이 존경스러운 순간이었다.

3. 스스로 만들어 간 배움

교육이 변하고 지식에 대한 관점도 변하고 있다. 교과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 또한 학습자중심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스스로 학교 행사를 디자인하고 실현해 가는 과정에서 학교생활의 만족감과 주인의식은 커지고, 다양한 학교의 구성원들과 협력하면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역량이 길러지는 것이다.
가뭄이라는 환경 조건과 여러 가지 우려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기획서를 들고 찾아온 아이들에게는 열정이 가득했다. 스스로 기획한 행사에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였고 모든 아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만든 행사였기에 만족감 또한 높았다. 행사가 끝난 후 2학년 부회장 말이 인상에 남아 전한다. 무엇이 가장 좋았냐는 질문에 “모든 학생들이 이렇게 한마음이 되어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아이들은 스스로 배움을 확장시켜 나갔다. 교과에서 배운 지식을 재연하지 않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성장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바꾸고, 교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스스로의 배움 또한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교사로서 행복한 순간이었다.


학생 소감문
-최유정 신월중학교 학생회장
제가 전교회장이 된 후에 바로 제1대 신월중학교 학생회를 조직하고 학생회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하여 부장단들과 함께 2017학년도 학생회 연간계획서를 세웠습니다. 연간계획서에 따라 세월호 추모 행사, 스승의 날 행사, 교문맞이 행사를 마쳤고 다음 행사가 바로 물 축제였습니다. 저희는 물 축제가 시험과 여름에 지친 학생들에게 시원함을 줄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했지만, 선생님들의 생각은 다르셨습니다. 처음으로 학생회 주도의 큰 행사였고, 안전사고와 물 낭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학생회는 물 축제가 그저 물놀이하는 행사가 아니라 교과활동과 융합한 교육적인 행사임을 알리는 기획서를 제출하였고, 드디어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사실 이번 행사는 많이 걱정이 되어 회의를 통해 더 많이 고민하고 토론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축제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높았습니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참여하는 것을 직접 보니 정말 행복하고 뿌듯했습니다. 부상자 한 명 없이 물축제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물 축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서로 생각이 달라 의견 충돌이 생겼고, 시연 시 실수가 있었지만 서로서로 타협하고 이해해 가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나 혼자 먼저 앞서 끌어가는 것보다 우리 모두가 다같이 함께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것이 더 빛을 발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고사 전 3주간 학생회 활동 잠정 중단 기간을 말한다.